갤러리도스
2022년 9월 14일 ~ 2022년 9월 20일
고요한 메아리
김민영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개개인은 만족을 위한 완벽한 삶을 지향하며 그에 따른 깊은 고민에 잠긴다. 실제로는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다는 현실에 공허함이 밀려온다.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어느 때보다 크게 자리한다. 부담감은 개인을 둘러싼 주변의 영향으로부터 시작된다. 과연 실재하지 않는 허상을 쫓는 것은 아닌지, 연출되거나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을 선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각자가 개인의 삶을 꿈꾼다하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인간의 삶은 관계의 연속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삶을 설계하는 데 필수적이다.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순간 고민을 지속하며 삶의 주체인 자신의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외로움과 불안을 느낀다. 이러한 허전함, 슬픔, 불안 등과 같은 불편한 감정은 정신 에너지와 연관이 있다. 정신 에너지는 심리학자 카를 유가 창시한 분석심리학의 이론으로 신체적 에너지와 대비되는 가상적인 양적 에너지로서 인간이 활동을 수행하거나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신활동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최영진은 본인의 삶 속 형성된 관계에 의해 느낀 정신 에너지를 밖으로 표출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화폭 위에 찰나의 행복보다는 그 행복을 위해 견뎠던 우울하고 외로웠던 소중한 시간에 주목하며 잿빛의 색으로 추상화하여 담아낸다.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집중된 상태로 표현한 감정의 잔해는 잿빛의 조각난 형체로 나타나 그간 작가가 느낀 불편한 감정에 해방감을 부여한다. 전체적으로 낮은 채도가 사색적인 분위기를 더욱 심화 시키는 장치로 작용하며 뚜렷한 묘사 없이도 모든 것에 대한 상상을 자극한다. 특히 종이의 표면을 거칠게 만들어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한 행위는 분출하는 감정을 소멸시키고 다듬는 과정으로 보여진다. 이는 단순히 회화 재료의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 아닌 거칠고 두터운 질감의 마티에르로 표현하여 작가의 심상을 추상적으로 그리고 더욱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기법적인 특징은 동양화와 서양화의 재료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였기 때문에 또 다른 장르로 재해석되어 작품에 힘을 더한다. 한편 화면 안 뾰족한 뿔은 작가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상징물로 등장하며 손과 발은 속박과 방해의 형상으로 나타내 긴장감을 자아낸다. 맞닿은 뿔과 손, 발은 작가와 작가를 둘러싼 관계에서 파생되는 에너지를 생성한다. 이들은 상반된 의미로 해석되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개인의 삶과 긴밀히 연결 지어진 관계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의 에너지를 진솔하게 펼쳐낸다.
작가의 작업은 그 자체로 내면이 성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동안 축적해온 개인적인 기억의 감정을 시각화 한 뒤 파편화하여 화면을 채운다. 이를 통해 구성된 작품은 불편한 감정을 표출하며 고요한 메아리로 되돌아와 평온함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에 집중하다보면 지나간 것들에 대한 작가의 감정과 깊이 있는 고민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완전히 자유로워 질 수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느꼈던 불편함과 그러한 필연적인 감정을 겸허히 받아들인 후 느껴지는 평온함이 공존하는 공간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삶을 위로한다. 이번 전시는 불편하지만 소중한 감각과 감정을 되짚어보며 삶의 형태와 방식은 각자 다를지언정 분투하며 각자의 방향성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
참여작가: 최영진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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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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