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토스트
2017년 1월 14일 ~ 2017년 2월 8일
BODO-Mandalaopen space : 미관광장_혼합재료_270x193(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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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토스트에서는 2017년 01월 14일(토)부터 02월 08일(수)까지 “ BODO-Mandala:아래의 풍경_최윤지 개인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다양한 조소기법을 활용하여 일상 속에서 지나칠 수 있는 도로의 단면을 만들어낸다. 일상에서의 크기가 아닌 손톱만큼 작아진 소형화된 도로를 통한 작가의 작품 구성은 극도의 집중력에서 일깨울 수 있는 작은 보도블럭을 형상화하여, 삶과 죽음의 순환이 지속되는 가로수와 작은 식물들의 모습에서의 애잔함과 보도블럭의 닳고 부서지는 풍화에 인간의 삶의 모습을 투영시켜 한편의 만다라의 형상을 상기시킨다. 여기서 ‘만다라’라 함은 불교에서 우주의 본질을 표현한 도안으로, 작가는 이러한 만다라의 형상을 우리 주변일상에서 느끼고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 작업의 시작은 일상생활에서 지나쳐지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과 애잔함의 감정에서 시작되어 보도블럭과 같이 규칙화되고 일률적인 인간의 삶의 모습에서의 감춰진 슬픈 감성이 서려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으로, 실제 보도블럭으로 사용되는 물성으로 제작한 대형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며,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하고 색다른 공간이 연출될 예정이다.
실험적이고 독특한 공간에서의 작가의 작품세계를 함께 공유하며 소소한 일상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글/ 갤러리토스트
작가노트
낯선 것들에 금방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요즘, 이미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는 어렵다. 익숙함 속에서 떠오르는 사고의 과정들을 의미 있는 결과로 이끌기가 어렵다. 때때로 주변을 채우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것만 같은 사물들에 눈길을 주고, 생각을 떠올려본다. 그것에 나를 투영하거나, 내 삶의 사건에 비유해보거나 또는 그 작고 가녀림에서 생의 원동력을 느끼면서도 그 보잘것없음을 안타까워하거나, 이런 생각들은 대부분 그저 흘려버리는 수많은 생각들 중 하나가 되곤 한다. 그렇기에 매일 마주하는 가로수는 의미 있는 한 생명이기 보다는 보고 있음에도 보이지 않는 거리의 장식물이었다.
거리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버짐나무 같은 것들. 마치 엄격한 군대 행렬처럼 일렬로 세워져 있게 된 가로수의 한해는 숲의 나무와 다를 바 없이 바쁘다. 잎을 틔우고 꽃도 피우고 볕을 쬐어 푸르름을 무성히 하며 거리에 생동감을 가져온다. 그리고 한 해가 끝나갈 무렵 앙상해진 그것들이 맞이할 과정이 나는 가장 보기 힘들다. 봄과 여름, 가을 동안 주어진 공간 속에서 최대한으로 자라내보였던 가지들을 전정하는 도시 환경 녹지과의 녹지관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다. 페터볼레벤Peter Wohlleven은 <나무수업>에서 이 모습을 토르소라고 하였다. 맞다 정말, 그것들이 잎을 잃었을 때 주는 괴이함은 사지를 잃은 토르소의 모습이다. 한 해의 모든 과정을 마친 후에, 그들은 다시 또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것들이 서 있는 정사각형이나 아치형 가로수분경계석은 이 곳이 누구의 자리인가를 명백히 밝히는 동시에 그 밖으로의 이탈은 허용하지 않는 공고한 선이다. 돌과 철을 수단으로 도로는 경계와 구분의 규칙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가로수분경계석의 바깥은 I형, T형, U형이라 이름 붙여진 블록들의 변주로 가득 메워져 있다. 블록들은 닳아 마모되어 부서지거나 갈라지거나 어딘가 한 블록이 튀어나오거나 선이 무뎌지며, 이 인도 역시 겨울이 되면 아주 쉽게, 오히려 더 목적이 분명한 무언가를 위해 뒤엎어지고 교체될 것이다. 그렇기에 그 틈바구니의 머지 속에서 돋아난 잡풀들이 반갑고 처연하다.
이 신발 밑창 아래의 풍경, 도로에 모든 것이 내려앉아 있었다.
생장과 순환, 경계와 구분, 규칙 속에서 도식화하는 방식, 세월과 풍화, 변화와 변이와 변주.
이렇게 도로는 내게 도량道場이 되었다. 만다라와 같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도식적 풍경.
나는 변이된 생장이나마 지속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풍화되어가고 있는 하나의 패턴 조각인가, 어느 쪽이어도 결국 쉬이 교체될 수 있을 뿐인 위치이지 않을까 하는 감정들 사이에서 진행된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현실을 축소하고 모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가 대상을 다루는 방식 즉, 분류하고 체계화하고 도식화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발로로써 도로 경계석과 수목 경계석, 보도블럭의 패턴의 모습을 가져오는 것이다. 현실 속 도로의 요소들과 사용된 자연의 모습을 개인적 해석 속에서 재구성하고 재현한 작품들은 우리가 발을 딛고 있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도심의 바닥 풍경을 눈 앞으로 들어 보여주며, 실제 건축재료와 나무, 말린 이끼 등과 모형재료, 화공약품 등을 통해 리얼하면서도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모형임을 그대로 드러낸다. 실제와 같은 실재성을 가지는 것, 그리고 동시에 축소·재현된 화면 그 자체로의 의미를 지니는 것.
이 재현의 행위는 소유할 수 없는 현실 공간에 대한 일차원적 소유 욕구임과 동시에 ‘본질’이라는 것을 쫓아가는 본인의 방식이다. 우주의 본질을 도안으로 번안한 만다라가 밀교에서의 우주의 본질을 담는, 그리고 수법을 행하는 방식이었다면 본인이 도로에서 느낀 만다라는 이미 기호화 되어있는 모습이었으므로 이것을 본인의 방식으로 재현함으로써 들뢰즈의 시뮬라크르와 같은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현실의 모든 것들은 본질(원본)의 복제이며, 현실을 모방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복제의 복제물이어서 점점 더 본질에 다가갈 수 없는 것에 그친다 했다. 그러나 본인은 본인의 기준에 따라 제거되고 선별된 도로의 요소들과 그것을 실제처럼 재현한 바닥의 그것들이 관객의 눈 앞에 펼쳐질 때에, 작품과 관객이 마주한 그 순간에 ‘사건’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출처 : 갤러리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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