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5월 12일 ~ 2015년 5월 18일
탈무드, Acrylic on canvas, 41 x 53 cm, 2013
1 / 2
최희재 작가의 작업은 사유하는 인간이 과연 독립된 존재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사유하는 방법은 언어적이라는 점과 인간의 언어를 구성하는 텍스트들이 타자에 의해 구성된 것이라는 점은 독립된 주체라고 믿어왔던 작가 스스로의 사유 기반을 의심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던것 같다.
그래서 그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고찰해 온것은 바로 텍스트들인데 그가 자라오면서 읽어왔던 책과 기타 매체에서 영향 받아왔던 문구들을 그의 작업 안으로 불러들이게 된 것은 작가에게 있어서 이 텍스트들이 자리매김했던 위치를 다시 돌아 보면서 작가의 자신의 사유 구조를 스스로 점검해 보고자 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그의 작업 속에서 문자로 표시된 텍스트를 상징화시켜 보여주면서도 그 텍스트의 지지체에 균열과 변형을 가하게 된다. 작가의 몸과 마음의 내부를 상징하는듯 심연의 바닷속 풍경처럼 물속 깊이 잠겨있는 것처럼 보이는 화면의 한 가운데에는 언젠가 책과 매체에서 읽었음직한 인상적인 구절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생각과 마음을 충분히 지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그 텍스트들이 작가의 작업 속에서는 얇은 종이장의 갈라진 균열 위로 부유하고 있는 것처럼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 스스로의 사유 체계에 대한 의구심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표현 속에는 텍스트에 함몰되어 자신에게 있어서 떠오르는 생각들 즉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는 텍스트 자체가 자신일것이라는 의식은 일종의 착시에 의해 바라 보았던 결과이며 의식의 껍질에 불과한 것을 본질이라고 오해하였던 것이라는 판단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작업에 회화적으로 표현된 텍스트들은 자세히 보면 인쇄로 찍어 내거나 페인팅으로 그려내는 방식의 직접적 표현이 아니라 먹지를 긁어가면서 간접적으로 드러나도록 만든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치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내기 위해 사용했던 프로타쥬 기법을 연상시키는 먹지를 긁은 결과물로서의 텍스트는 일종의 이미지가 되어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가 교차되는 지점에서 필연과 우연 혹은 주체와 타자의 마주침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텍스트를 표현한 이미지 표현 방식은 언어가 무의식을 구축하고 있다는 작가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가가 심취했던 인류의 사상을 구축해 온 여러가지 텍스트들을 자신의 작업 전면에 등장시켜 텍스트를 그려내는 회화를 그려내고 있는 것은 사실 문자를 그려냈다기 보다는 인간의 내면 세계와 잠재의식의 세계를 그려내기 위한 작가의 전략이자 표현 방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텍스트 이미지의 기반이 되는 화폭면을 마치 오래된 페인트의 피막이 벗겨질 것같은 모습의 오래된 균열의 이미지로 표현을 하게 된 것은 인간의 내면 세계를 구축해왔던 텍스트로 상징화된 언어적 구조가 타자에 의해 덧칠된 껍질에 불과할 것이라는 작가의 관점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별히 균열 이미지가 종이장처럼 캔바스 위로 들떠 있도록 한것은 그 껍질 두께가 갖는 의미를 상징화하여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결국 작가는 그의 작업에서 인간의 내면을 구성하는 세계에 대해 텍스트적 구조에 의해 구축된 타자적 시스템일 수 있다는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사유하는 행위의 껍질을 들춰내 직시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주체적 위치와 사유한다는 것의 의미 재규정해 나가고자 하는 시도를 작업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아트연구소 이승훈


Paper Deep Conviction(부분), 누구인들 문을 통하지 않고, Ink on paper, 20 x 20 cm, 2014

Paper Deep Conviction(부분), 내가 경전을 읽고 있는 사이, Ink on paper, 20 x 20 cm, 2014

도덕경 시리즈 #4 (발뒤꿈치를), Acrylic on canvas, 25.5 x 25.5 cm, 2015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2:00 - 18:00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12:00 - 18:00
휴관: 없음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