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8월 11일 ~ 2015년 8월 17일
관계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인간 존재에 대하여
최지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제를 “관계 조각”이라 명명하면서 상징적 조형물의 조합과 배치를 통해 평면과 공간을 형성해 내고 있다. 그의 작업은 일부 형상적 이미지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들도 보이지만 대부분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추상적 형상들은 십자형 형상이 크고 작은 형태로 비스듬하게 겹쳐 있는 듯한 작은 개체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 작은 개체에 대해 작품 명제를 통해 “관계 속 기본 개체 모형도”라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작업은 관계를 구성하는 기본 개체들이 연결되고 연합되어 만들어 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작가에 의하면 여기서 관계라는 것은 인간 사이의 관계임을 밝힌바 있는데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이 작은 개체들은 인간 혹은 인간의 좌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인간 사이의 관계를 조형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통하여 인간 사회 혹은 인간 사회 속 인간의 존재적 위치를 확인해 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미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예술가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여 많은 작업을 해 왔음을 볼 수 있다. 예술이 인간 행위의 범주 안에 있다고 할 때 예술적 표현의 대상 역시 자연 등 인간 외부의 사물들 이상으로 인간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인간을 바라볼 때 그 외형에서 미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하였고, 인간 내부의 꿈 속이나 잠재의식을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시간에 따른 인간 의식의 흐름을 물감의 흔적으로 기록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흐름에서 볼 때 보면 최지숙 작가 역시 인간에 대한 관심에서 작업을 시작하였던 것은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관심사라는 점에서 예술적 모티브의 공유면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차별화 된 지점은 인간의 외적 아름다움이나 인간 내부의 의식을 형상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고 이를 형상화 하려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타인과 타인’, ‘타인과 나’, 그리고 ‘나와 또 다른 나’와 같은 다양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라는 존재 역시 인간 사이의‘관계’에 의해 만들어 진 것으로 보는 그의 시각을 작업을 통하여 표현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나’라는 개별적 주체들의 상징적 형태를 기본 단위로 만들고 이들의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관찰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이들이 연결되면서 어떤 형상으로 구체화 되어 가는 이미지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간 사이의‘관계’라는 개념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하여 인간을 상징하는 개체들을 위치를 표시하는 좌표처럼 보이는 형상들로 단순화 시켜 압축된 이미지의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개체들의 추상화된 이미지는 연결되는 방식에 의해 마침내 구체적 대상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형상으로 다시 변모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이란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는 그 ‘관계’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형상화하여 작업을 통하여 묻고 있는 것인데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결국 인간은 관계 그 자체일 수 있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작가는 작업에서 개체로 표현한 작업의 재료는 황동이기에 작은 개체들도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이 개체들을 결합시키는 방식에 따라서 날개 모양이나 금관(金管)의 모양 등으로 변모해 보이도록 만들고 있다. 작가는 이처럼 인간이 하나 하나의 개체로도 아름답거나 의미 있을 수 있지만 일견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좌표와 같은 위치들이 연결되고 연합되어 또 다른 의미와 형상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보았던 것 같다. 혹은 작가가 제시한 것처럼 “관계”라는 그 연결 방식에 따라 인간이 다르게 만들어 질 수 있기에 요셉보이스가 ‘사회조각’이라는 개념으로 작업 하였듯이 어떠한 방식이든 조각가가 이른바 사회라고 부르고 있는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제 관심을 갖고 이를 조각하고 조형화 할 필요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대표

인관, 10x10x10(cm), 황동, 2015

교차관계, 2015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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