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룩스
2020년 11월 5일 ~ 2020년 11월 29일
추미림, The Rabbit Hole, 2020, 종이에 아크릴, 84 x 6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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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ellites 위성들]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살아 온 서울 외곽의 도시 즉, 위성도시들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우연한 기회에 발급받은 주민등록초본을 보고 나의 이동의 이력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3-4년마다 이사했고 아버지가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해 부동산 개업 후에는 본격적인 이동이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투자계획에 따라 위성도시인 성남, 분당, 수지를 맴돌며 같은 지역에서도 브랜드가 다른 아파트로 스무번 이상 이사했다. 유년기나 청소년기 시절에는 이런 이동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 채 여러 번의 전학으로 인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늘 긴장해 있었다. 이렇게 아버지의 투자 계획과 나의 인생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었다.
당시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되어 열어본 초본에는 그 당시 그 지역에서 유행했던 부동산 투자의 축소판이 기록되어 있다. 어려운 서울 입성 대신 외곽 신도시에 투자해 차익을 얻고자 하는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차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미사, 별내, 위례 등의 아파트 광고를 보면 부동산을 향한 심리는 별반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초본의 기록을 되짚어 가며 내가 경험한 신도시를 우주에 존재하는 ‘위성’에 겹쳐 보려 한다. 행성(대도시)를 바라보며 그 주위를 맴도는 위성(신도시)의 존재를 살펴보고자 한다.
위성도시, 베드타운(bed town), 거점도시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신도시는 역사가 오래된 핵심지역이 부재하며 도시의 내부구조가 미리 구상되어 기하학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 도시 전체적 내용을 인공적으로 구상하여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기간에 건설된 특징으로 인해 시민들이 도시의 정체성이나 고유함을 느끼기 어렵다. 또한 시민 상호간의 연대감 형성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나의 정체성과 취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위성도시의 감수성과 시각적 특징을 그려보고자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우주 풍경과 같이 표현되어 아름답지만 그 내면에는 너무도 현실적인 기대와 희망, 좌절이 교차하는 나의 위성도시 여정을 통해 동시대 사람들과 부동산을 둘러싼 현대사회의 단면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추미림
출처: 갤러리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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