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8년 12월 14일 ~ 2019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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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진식 전당장 직무대행)과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과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광주은행 창립 50주년 기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3주년을 기념하여 12월 14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5관에서 <김세종민화컬렉션 - 판타지아 조선 Fantasia Joseon> 순회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김세종 컬렉터가 문자도, 책거리, 화조, 산수, 삼국지, 구운몽, 까치호랑이 등 민화만을 집중적으로 수집한 작품 중에서 60여 점을 엄선하여 공개된다.
<김세종민화컬렉션-판타지아 조선(Fantasia Joseon)>은 조선시대 봉건질서의 해체와 전환현상을 정확하게 담아 그들의 조형언어로 표현한 민화를 민주주의 역사가 보존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선보이게 됨으로써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민화 창작 주체의 역동적인 예술적 상상력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추구하는 문화 다양성 및 융복합 창제작 역량 강화와 서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순회전시는 서(書)와 화(畵)를 아우르는 필묵의 전통이 계승되면서도, 조형적 참신성, 공간과 시각의 자유로움, 해학과 포용이 담긴 민화만의 미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조선시대 봉건질서의 해체와 전환현상을 정확하게 담아낸 조형언어로서 민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민중이 그린 우리 그림’이라는 이유로 소박함만 부각하는 일부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시대 수묵화는 17세기 후반 겸재 정선으로부터 단원 김홍도로 이어지는 ‘실경의 시대’로 정점을 이루었다가, 19세기 이후 관념적인 산수로 쇠락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이와 같은 통설은 조선미술을 문인 사대부의 문인화와 왕조시대의 화원체계에 근거하여 설정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조선사회는 18세기 후기 이후 농업 경영에 성공한 부농의 등장과 시장경제의 발달이 민간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졌고, 이에 근거한 신분체제의 해체와 새로운 부유층의 창출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하는 ‘민화’의 등장은 소위 궁중의 의궤 그림과 묵죽과 산수에 근거한 문인화의 정신과 형식을 해체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시민사회의 등장과 함께 고전주의의 양식의 틀이 깨졌다는 점에서, 개성적인 시각과 입체파, 다다이즘 등 해체의 시선이 등장하는 서구 미술사의 흐름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예술이 시대와 사회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민화’만큼 조선시대의 봉건질서의 해체와 전환현상을 정확하게 담아낸 조형언어도 없다. 이런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민화를 돌이켜 볼 때, 그동안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민화를 소홀히 다룬 점이 없지 않다. 이것은 아마도 연구자와 감상자가 세계의 보편적 미술사의 흐름위에서 민화를 파악하기 보다는, 한국 전통의 문인 사대부의 관점을 내면화 한데에서 그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럽과 다르게 봉건질서를 담당한 지배층이 귀족에서 시민계층으로 점진적인 또는 혁명적인 변화를 거친 것이 아니라, 시민계층의 크게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로 이어졌다. 이러한 역사적 현상이 문인의식의 청산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동경의 형태로 이루어지면서, 연구자의 의식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이후 조선사회의 그림은 문인사대부나 화원보다도 시장을 중심으로 한 민화유통구조와 이에 부응한 민화의 성장이 주도되었다는 것이 가릴 수 없는 객관적 현상이다. 당시 조선은 사회구조의 근간인 신분제도가 와해되었고, 조형언어의 창작주체마저도 프로작가로 저변이 넓어지면서 교체되었다. 더욱이 양반 질서가 제도적으로 사라진 이후에는 그림에 있어서도 문인화의 주체자인 문인(文人)은 물론 화원화가나 불모(佛母) 출신 등의 창작주체들이 민간(民間)으로 진출하여 우리가 지금까지 민화라고 부르는 그림을 제작하였다.
민화는 대중(大衆)인 민(民)이 좋아한 그림이고 대중인 민이 모두 다 창작주체가 될 수 있었다. 정작 민화를 그리고 유통시키는 주도자는 시장에 민화를 파는 민화 전업가와 민화 전업가 가운데 특별한 재능이 있어 많은 수요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특히 많은 수요가 있는 작품은 본(本)그림으로 제작되었고, 본 그림은 다른 창작자의 작품활동의 모본(模本)이 되어 널리 유통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민화를 널리 유통시킨 작가라 해도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무명(無名)이 아니라 더 정확히 익명(匿名)을 요구한 프로작가라고 불러야 옳을 것이다. 설사 본(本)을 그린 그림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창의력을 더해 재창조해 나가는 모습은 민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이다. 그간의 많은 연구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민화를 본(本)그림이나 무명작가의 삼류그림으로 폄하되기 일쑤이었고, 역사적 재평가와 새로운 미학적 인식의 지평이 완전히 열렸다고 할 수는 없다.
민화를 홀대하는 또 하나의 이론은 궁중 민화의 발전을 주장하는 역차별 현상이다. ‘민화가 허접하다고 생각하니 궁중화에 끼워 이야기하여 민화의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논리이다. 이는 미학적 관점을 생략하고 사회 신분적인 가치로서 미술인식을 대체하는 전형적인 속물 논리이다. 왕실에는 왕(王)의 존엄을 상징하는 용(龍)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고, 이것이 시대가 변하면서 민간으로 확산되어 코믹하고 익살스런 민화 용(龍)의 그림으로 마구 비틀어지고 해체되고 재구성되어지는 것이다. 용의 도상이 존재하는 곳이 왕실이냐 민간이냐 하는 공간(空間)의 차이가 서로 다른 형상의 용을 만들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림의 가치를 다르게 하는 것은 아니다. 민화를 폄하하는 논리와 반대로 민화의 가치를 선양하면서 그 근거를 우리 민중이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도 미술의 평가기준을 사회적 신분가치에서 찾고자 하는 면에서는 동일하다. 이 같은 논리의 귀결은 결국 민화를 ‘못 그렸지만 우리 그림이기 때문에 사랑해야하는’ 소박한 민족감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지금까지 민화의 인식에 이런 부분들이 있었다면, 결국 진정한 ‘민화’의 부흥은 역사적 흐름 속에서 새로운 담당계층이 등장하여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미학을 발견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며, 이는 미학적 가치의 역사적 변화라는 세계적인 보편성을 우리 민화 속에서 찾아내는 일과 맞닿아 있다. 이같은 작업을 완수할 수 있다면 우리 민화가 문화적인 독자성과 세계적인 보편성을 동시에 달성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 의의는 이러한 민화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들을 탈피하여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제시하는 데에 있다.
이번 전시에서 살펴보는 조선민화는 서(書)와 그림의 결합이 만들어 내는 융복합적인 조형공간, 원근법적 질서를 탈피한 역원근법의 구성, 다시점(多視點)으로 대상을 전복하고 해체시키는 공간경영, 수묵과 채색의 비유기적 조합, 전범이 없는 자유로운 필획 등으로 한국미술의 현대성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면서 전통 서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을 보여준다. 민화의 자생적 발전은 일제에 의한 침략과 1960년대부터 시작된 ‘근대화’의 부정적 영향으로 서양문화의 일방적인 숭배현상이 일어나면서 좌절되었다. 그러나 이제 서구문명의 한계가 노정되고, 서구 현대미술이 도달한 지점들이 거리낌 없이 비판되는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새로운 미술의 대안으로 민화를 다시 보게 된다. 이 전시는 서와 화를 아우르는 필묵의 전통이 계승되면서도, 민화의 조형적 참신성, 공간과 시각의 자유로움, 해학과 포용의 미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계기에서 한국의 서예와 현대미술이 만나는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통일 한국의 새로운 문화적 비전과 함께, 나아가서는 아시아는 물론 서구와 제 3세계 사람들에게도 한국미술이 보여주는 새로운 경지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2018.7.1.8 ~ 8.26), 세종문화회관 미술관(2018.9.4. ~ 10.21)에 이어 열린 이번 순회전시의 자세한 사항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www.acc.go.kr)에서 볼 수 있으며, 입장권은 2천원에서 5천원으로 전시 기간동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매표소에서 현장 발권된다.
출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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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월요일, 1월 1일
관람료 일반(만 19세 이상) 5,000원 청소년(만13세 이상 - 만 18세 이하) 3,000원 어린이(만 7세 이상- 만12세 이하)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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