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
2019년 12월 11일 ~ 2020년 1월 12일
프랑코 마추켈리, 비에카 데코라치오네, 2006, PVC, 공기, 100x100x1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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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는 2019년 12월 11일(수)부터 2020년 1월 12일(일)까지 프랑코 마추켈리(Franco Mazzucchelli, b. 1939, 이탈리아 밀라노) 개인전 《프랑코 마추켈리: 고공 회전, 당신보다도 격렬한》을 연다. 프랑코 마추켈리는 합성 소재를 조각의 재료로 활용한 선구자다. 1960년대 초, 공업용 PVC1)를 예술 창작 과정에 끌어들인 획기적 발상으로 주목 받았다. 개념미술이 발전한 시대적 배경에 부합하는 시도였다. 이번 전시는 프랑코 마추켈리가 아시아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학고재 본관에서 열린다.
프랑코 마추켈리는 이탈리아 포스트 모던 조각의 선구자다. 미술 평론가이자 사학자인 자클린 체레솔리2)는 프랑코 마추켈리가 “뒤샹의 개념과 밀접한 특성을 지닌” 작가이자 “전시 환경에 대한 통념을 전복한 혁신적 작가”라고 했다. 지난 해 이탈리아 밀라노의 20세기 박물관이 프랑코 마추켈리의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20세기 박물관은 20세기 대표적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 기관이다. 프랑코 마추켈리의 작품 인생 전반을 망라한 회고전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도래한 1960년대 초, 예술가들은 기존 제도와 전시 공간을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문명 시대의 작가들은 인공 이미지와 소재를 작업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프랑코 마추켈리는 1964년도에 합성 소재를 사용한 조각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PVC로 만든 공기 주입식 조각이다. 공업 재료를 예술에 접목한 획기적 시도였다. 프랑코 마추켈리가 연 일련의 관객 참여형 전시 《A. to A.》가 시대 배경을 효과적으로 투영한다. ‘A. to A’는 ‘유기하는 예술(Art to Abandon)’의 약어다. 대규모 공기 주입식 조각을 공공장소에 방치하여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한 전시다. 당시 사진과 작품 일부로 구성한 콜라주 연작과 영상 기록을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프랑코 마추켈리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한국에서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지난 1999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연 《대구-밀라노 미술교류전》(1999) 이후 20년 만이다. 프랑코 마추켈리의 작품세계 전반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표적 연작 〈비에카 데코라치오네〉와 콜라주 연작,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대형 PVC 공기 주입식 조각들을 학고재 본관 한옥에서 다채롭게 조명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비에카 데코라치오네〉는 프랑코 마추켈리가 1971년부터 꾸준히 제작해온 연작이다. 이탈리아어로 ‘순수한 장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프랑코 마추켈리는 스스로의 작업을 ‘사회화된 예술’로 바라보았다. 향유성을 고려하자면 장식성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프랑코 마추켈리는 벽에 걸린 모든 것이 ‘순수한 장식’이라고 여겼다. 공기 주입식 조각을 축소하고 평면화해 벽에 걸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미술의 장식적 기능에서 역설적 순수함을 발견하고자 한 시도다.
〈비에카 데코라치오네〉를 처음 선보인 1971년도에 작가는 작품으로 벽 전체를 빈틈 없이 메웠다. 장식성을 내세우는 개별 화면이 공간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환경 미술로 탈바꿈했다. 〈비에카 데코라치오네〉는 예술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선언이다. 일견 상업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식적 조형으로부터 예술성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형태와 색감, 부피 등 시각 요소들이 무한한 조합의 가능성을 내비친다. 프랑코 마추켈리는 작품 제작을 위해 측정, 절단, 조립을 위한 기술을 익혀야 했다. 작품 창작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노동을 행하며 오히려 즐거움을 발견한다. 수십 년간 연마한 정교한 기술을 바탕으로, 80세의 나이에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1) 폴리염화비닐. 염화비닐을 주성분으로 하는 플라스틱으로, 유연성과 탄력성을 지니고 있다.
2) 자클린 체레솔리(Jacqueline Ceresoli, 1965, 이탈리아). 대표 저서는 『새로운 도시의 풍경: 시티스트라티즈모와 도시 미술 La nuova scena urbana: Cittàstrattismo e urban-art』(2005).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순수미술학교, 밀라노 폴리테크닉 대학, 코모 알도 갈리 예술 아카데미 교수직을 역임했다. 2006년, 프랑코 마추켈리 개인전을 기획하고 글을 썼다. 인용문은 「프랑코 마추켈리의 공간 개혁(Le Alterazioni spaziali di Franco Mazzucchelli)」(2006).
출처: 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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