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앤제이갤러리
2016년 4월 15일 ~ 2016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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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문득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사람들의 일상 속의 이동은 정해 놓은 목적 아래 이루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불가항력에 의해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 또한 일어난다. 급속도로 성장한 여러 도시들에서 공통적으로 시행 된 목적 지향적 개발은 단기간 안에 기존의 구역을 새롭게 변화 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이동 시켰다. 높고 반짝이는 건물들은 기존의 공간의 가치를 탈바꿈 시켰고 개발되지 않은 주변을 도시의 낡은 구역으로 만들었다. ‘한숨과 휘파람' 전에서 보여지는 권경환, 금혜원의 작품들은 급변하는 도시의 낡은 구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동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들을 멈춰서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빠른 이동이 일어나는 사회 안에서 사람들은 용도에 따라 임시 방편으로 주위의 사물들을 변용하여 생활에 사용한다. 주변의 틈새를 관찰해 보면 기울어진 평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괴어 놓은 깡통과 돌멩이, 화장실 열쇠 고리가 된 부러진 빗자루 손잡이와 같은 기묘한 조합들을 발견 할 수 있다. 조립과 해체가 편리한 철제 앵글은 필요한 용도로 변형이 용이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권경환 작가는 생활의 틈에 자리하는 철제 앵글들이 가진 변형 가능성들을 재료 삼아 크고 작은 형태의 불안정한 상태의 조각 또는 구조물들을 만들어낸다. 다소 생소한 재료들로 완성 된 작품들은 마치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날 듯 한 모습을 띄고 전시 공간 안에 자리한다.
금혜원 작가는 도시의 빈 장소가 내재한 불안정한 임의의 상태를 사진에 담는다. 작가는 모든 것이 소진된 공허한 공간에서 발견되는 작은 순간들을 자의적 시선으로 해석하고 기존의 상태에 개입하여 또 다른 긴장감을 조성한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빛은 작가가 포착하는 공간을 왜곡하거나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그 곳에 자리한 물건들은 그들이 지닌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 큐레이터 이경민
권경환 작가노트
비계, 하도 # Scaffold, Primer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철제 앵글을 자르고 연결하고 칠했다. 재료를 조립할 때 특별한 규칙이나 기술을 사용하진 않았는데, 그것은 이미 앵글이라는 도구 속에는 사회에서 사용될 수 있는 규칙이 내재하여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의 규칙(예를 들어 5cm 마다 나사를 조여야 하며, 90도의 각에 맞게 직선을 연결해야 한다. 또 대각선으로 연결할 수 있지만 설치된 작업물의 균형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을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기울어진 길 위에 평상을 만들 수 있고, 넘어질 듯한 벽에는 선반을 만들 수도 있다. 또 지하창고에 티비 거치대를 만들 수도 있으며, 화장실을 오르기 위한 계단을 만들 수도 있다.
형태가 완성된 ‘무언가’에는 칠을 했다. 철제 앵글은 쉽게 녹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번거롭지만 방청페인트를 바르는 것이 좋다. ‘광명단’으로도 불리는 이 페인트는 적갈색, 검정에 가까운 올리브색, 회색, 오렌지 색으로 되어있다. 오렌지를 제외한 나머지 색들은 주택가의 흔한 풍경과 닮아있다. 불은 벽돌로 만들어진 집, 칠이 벗겨진 오래된 시멘트, 부식 되어가는 숲. 방청페인트는 그러한 색을 흉내 낸 색이다.
금혜원 작가노트
나는 어둠을 더듬어 조심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긴 복도를 지나고 미로처럼 이어진 기묘한 구조를 따라 걸었다. 아무도 없는 빈 곳에서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삼각대를 세우고 조명을 설치하는 동안 고요하던 건물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녹슨 환풍기의 날개가 삐걱거리며 새 소리를 흉내 내고 빈 파이프들은 진동하며 음침한 효과음을 만들었다. 출입문은 스스로 여닫기를 신경질적으로 반복하면서 서늘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따금 인기척은 느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밖에서 나는 소리와 텅 빈 건물에서 울리는 소리가 뒤섞여 내가 착각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 공간은 그렇게 진동하고 신음하며 불청객을 뱉어내고 싶어 했다.
나는 인공조명으로 어둠을 밝히고 물건의 위치를 슬며시 옮기거나 허술한 설치물을 가져다 놓는다. 곰팡이가 피어난 벽에서 그림 같은 형상을 발견하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사물에 의미를 부여한다. 장소의 역사성보다는 자의적인 해석에 기대어, 그럴듯한 장면들을 발견하고 네러티브를 상상한다.
은폐된 공간은 신비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생산한다. 특히 폐쇄되거나 방치된 장소에서는 심리적 불안과 공포가 투영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도시의 빈 장소는 이처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호한 사건을 내재한다. 나는 미지의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 이미지를 채집하고, 그 과정에서 느낀 심리적 긴장과 환영을 사진 속에 담는다. 그렇게 발견한 현실 속의 풍경은 허구의 이야기를 덧입은 장면들로 변화한다.
오프닝 리셉션
2016년 4월 15일 오후 6시
출처 - 원앤제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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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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