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원
2024년 4월 20일 ~ 2024년 5월 12일
저는 엄마와 성격이 비슷하고, 친구들의 말투를 닮고, 교수님이 지도해 주신 방법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하수도가 연결되지 않으면 씻지도 못하고, 전기에 의지하지 않으면 제가 하는 모든 업무가 중단됩니다. 이동할 때는 법과 규범에 맞춰 신호를 기다리고, 사회적으로 당연스럽게 일컬어지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방식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개인’ 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를 ‘나’ 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단순히 이러한 ‘환경의 집합’ 이 개인이라면, 너무나 우연적이고 피동적인 것이 되고,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것이라고 하기에는 ‘타자’ 들과 너무나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부유하는 몸, 겉도는 힘, 가라앉는 곳,> 은 그런 질문들로 구성된 전시입니다. 고유한 나를 고정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다니는 흘러가는 사람들, 그 저변에서 맴돌다 미끄러지는 고민, 결국 알맞은 자리를 찾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는 사회. 왠지 ‘온전’ 한 상태일 것만 같은 ‘개인’ 이 되기 위한 몸부림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러한 ‘타자’ 와의 몸부림의 과정들이, 겨울에는 곤충이었다가 여름에는 버섯이 되어버리는 동충하초처럼 느껴져, 사람의 몸속에서 동충하초가 자라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개인’ 이 자라나고 있는 것이 아닌 ‘환경’ 이 내 몸을 통해서 자라나고 있는 과정들을 작업합니다.
작업을 통해 저를 구성하고 있는 환경적 요소들을 분할하고 시각화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 관념들, 규칙들과 얼마나 동일시되어 있었는지, ‘타자’ 들과 얼마나 중첩되어 있었는지를 작업으로 제작해 객체화시킵니다. 이러한 제 3의 대상으로 자신을 관조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나’ 를 조금 더 ‘온전’히 구성하기 위한 시도들을 진행합니다.
전시장에 있는 이 유기 생명체들이 전부 다 자라고 나면 ‘온전’ 한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아니면 개인이 되지 못한 ‘버섯’ 이 되어 있을까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몸에 ‘버섯’ 이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생각해 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 한 준 @ego_dependence
작가소개
한준(韓儁,1997)은 전주를 기반으로 작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작가이자, 전주의 대안문화공간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학예업무를 진행하는 객원큐레이터이다. 전북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2023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단체전, 전시기획,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네트워킹 활동 등을 진행하며 활발하게 지역예술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작업으로는 주체가 변화되는 기생생물인 ‘동충하초’ 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개인을 구성하고 있는 환경적 요소들을 분할해 개인과 사회, 자아와 타아 등을 분할하여 객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1:00 - 20:00
화요일 11:00 - 20:00
수요일 11:00 - 20:00
목요일 11:00 - 20:00
금요일 11:00 - 20:00
토요일 11:00 - 20:00
일요일 11: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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