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9년 11월 6일 ~ 2019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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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블랙코미디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함송이는 일상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개인적인 속내에서 동기와 의문을 분리한 뒤 강렬한 색채로 뜨겁게 끓인 후 화폭 위에 넣어 차갑게 식히고 보여준다. 시시콜콜한 일상의 정물과 풍경들은 작가의 심술과 잔망스러움이 담긴 채 길가에서 뜬금없이 마주치는 경고표지판처럼 순식간에 강렬히 다가온다. 높은 채도의 원색 위주로 납작하게 그려진 이미지는 시선을 튕겨내듯 자기주장이 강하게 느껴진다. 동시에 이러한 강렬함은 어린아이들이 대형마트의 장난감 코너가 뿜어내는 색상에 이끌리듯 관객을 다가서게 한다. 함송이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로 눈을 사로잡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목을 다시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필요할 만큼 길거나 최선으로 간단명료한 제목들은 풍자 만평을 보는 듯 시니컬하면서 유머러스하다. 이는 마치 만화 캐릭터 머리위의 말풍선처럼 우리가 살아가며 접촉하게 되는 수많은 관계의 찰나에 맴도는 생각들을 대변한다.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도 신경질적인 듯 강한 채도의 색상들은 해당 면적에 강박적으로 고르고 깔끔하게 칠해져 있다. 얼핏 간단하게 보고 지나칠 수 있지만 복잡 미묘한 개인적 주관처럼 화면 각 부분에 사용될 재료와 색, 표현방법의 차이를 두며 섬세하게 무게가 배분된다. 재료의 물질적 특성이 자아내는 어찌할 수 없는 손맛은 작품의 표면에 미세한 찌꺼기들로 존재한다. 마치 관계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예를 갖추는 완벽함으로 인해 생겨버리는 미묘한 불편함처럼 매끈하기 위해 생겨버린 불순물과 요철들은 작품을 그려내는 과정을 드러낸다.
작가가 대상을 선별하는 방법과 사색에는 회화작품이 지니는 고요와 우직함이 느껴지면서 굉장히 동시대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다. 함송이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자극적이고 순간적으로 소비되는 이 시대의 프레임으로 장면을 잡아낸다. 툭툭 던지듯 무심한 표정으로 칠해진 스트로크는 작품을 그려낼 때 작가의 속도를 쉽사리 알 수 없게 한다. SNS에 즉각 업로드 되는 사진처럼 포착되는 작품의 구도는 전형적이라고 보기에는 미묘하게 틀어져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타자의 입장에서는 넘쳐나는 수많은 이미지처럼 가볍게 보일지 모르지만 작가는 결과물이 도달하는 최종 목적지인 관객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중시하고 공들여 조명한다.
‘손님 가져가세요. 손님 주기 싫어요.’ 라는 이중적인 제목이 가지는 짓궂은 솔직함으로 작가는 이 시대 개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둘러싸이게 되는 관계의 소용돌이를 가볍게 꼬집는다.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법한 장면을 그려냈지만 작가의 주관이 강하게 입혀진 색채로 인해 대상은 강렬한 조명을 받고 왜곡되어 보이는 무대 위의 장면처럼 느껴진다. 숨 막힐 듯 빈틈없고자 훈련한 사회성의 한 부분은 어찌 보면 그러한 치밀함으로 인해 어느 순간 사람을 도리어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만들어낸다. 작가가 그려낸 사물들과 풍경은 사람이 남긴 행위의 흔적인 동시에 동시대 인간의 초상이기도 하다. 서로가 알아주지 않는 상호간의 노력과 기계적인 정성은 함송이가 바라본 일상이자 블랙 코미디 같은 해프닝이다.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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