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11월 8일 ~ 2016년 11월 13일
현여람 Imprint (cm) 콘크리트, 석고, 아크릴, 펠트, 체리나무 30x45x18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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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으로부터’ 생긴 푸른 생채기에 관한 기억
반듯한 체리나무 프레임 속 나란한 조각들. 흰 바탕 위 일정하게 놓인 조각들은 마치 수집된 우표나 동전 혹은 박제된 곤충처럼 보인다. 또 다른 프레임 안에는 선명한 검정 무늬의 큰 조각이 놓여있다. 거대한 받침대 위에 꼿꼿하게 선 조각은 진열장 속 보석 같다.
프레임 안에 놓이지 않은 이미지는 조각들의 원형인 양 더 강렬하고 사납게 요동친다. 종이 혹은 천 위로는 초록, 빨강, 파랑으로 겹겹이 덮인 얼룩과 굵은 선들이 자리한다. 얼룩진 나무판 위 사진은 얼굴이 가려진 채이지만 인물의 모습은 그대로 보존되어있다.
현여람 작가의 <가족으로부터> 작품들이다. 하지만 작품들은 ‘가족으로부터’라는 말 뒤에 으레 따르는 사랑이나 행복, 따스함과는 거리가 멀다. 크기와 형태가 다른 조각들은 어딘가로 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 같고, 그 뒤로 번진 푸름은 생채기로부터 흐르는 피를 연상시킨다. 그림 위로 지나는 굵은 선들은 매듭과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작업은 ‘넌 내가 낳았으니까’, ‘넌 나를 닮았으니까’, ‘우린 가족이니까’라는 핑계로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시작되었다. 날이 한껏 세워진 말과 행동은 작가의 기억에 하나하나 각인으로 기록되어 쌓였고, 어느새 손끝으로 밀려나와 외형을 갖춰 수집되고 있었다.
내부로만 곪아있던 각인들은 외부로 나와 다양한 색과 형태를 가진 형상들로 치환되어 갔다. 그 과정에서 가족을 외부로 폭로한다는 죄책감과 두려움도 새어나왔다. 하지만 완전한 작품이 되어갈수록 내면의 응어리들은 작가에게서 분리되어 나갔다. 독립되어 외부에 놓인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는 비로소 가족이라는 관계와 갈등 그로 인한 자신의 감정과 상처까지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그 마주함 속에는 가족 역시 수많은 인간관계 중 하나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현여람 작가의 작업은 가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그의 ‘가족으로부터’는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의 타인들로부터’이다.
외부로 드러내는 것이 금기시되는 가족의 갈등과 상처는 현여람 작가에 의해 가시화됨으로써 소통의 가능성을 열고 작품으로 공유된다.
현여람-좌)가족으로부터(green)판넬, 사진, 아크릴 32x35cm 2016 우) drawing on wood 01 나무, 아크릴, 삼베, 먹 45X28cm, 2016

현여람 Imprint (rm) 콘크리트, 석고, 아크릴, 펠트, 레드오크 30x45x18cm 2016

현여람 Imprint(cs) 콘크리트, 석고, 아크릴, 체리나무 40x25x16cm 2016
현여람 결 (drawing_트레싱지와 삼베) 종이, 트레싱지, 삼베, 먹, 아크릴 32x45cm 2016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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