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Gallery
2024년 3월 6일 ~ 2024년 4월 6일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서 조각적 형식 실험을 이어온 홍정표는 이번 전시 《다르게 느끼는 우리》에서 작품이 보이는 단계에서 창작 과정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고민을 공유한다. 심미적 장치가 정치적으로 읽히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와 같이 창작자와 관람자의 경험과 생각의 다름에서 오는 관점의 차이를 되새긴다.
홍정표는 현대미술과 예술 행위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풀어내며, 아카데믹한 조각의 기술 과정에 대한 고찰과 비판적 시각으로 작업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의 의미와 속성에 대해 고민하고 형식적인 실험을 이어가는 과정 중 발생하는 모순점을 살핀다. 한치의 흠조차 용납하지 않을 듯 한 그의 〈Hidden Edge〉 시리즈는 건축의 거친 면과 면이 만나는 지점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몰딩’에서 비롯하였다. 몰딩의 방식을 가져와 지저분하거나 모자란 면 위를 가리고 지우며 매끈한 면들을 올려 나가는 일련의 과정의 기저에는 오히려 작가 스스로 부족하다 느끼는 조각적 재능과 열등의식이 있다.
과정상의 실수 혹은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을 가리며 가장 완벽한 형태를 만들려는 이상적 이론에 부합하고자 함과 기계적인 오차 없는 결과를 사람의 손으로 수행하려는 것의 불일치는 공존할 수 없는 지점의 공존을 요한다. 이에 홍정표는 의도한 바와 읽히는 바 사이의 어긋남을 공유하며 계속하여 충돌하는 지점을 마련한다. 비예술적 매체이면서 제 기능과 용도에서 벗어난 실용적 사물은 효율적이고 기능적인 표면 처리 방식으로 뒤덮이며(〈Lerberg(레르베리)〉(2024)) 좌대는 조각이 되어, 받침대로서의 실용성을 잃고 마땅히 닿아야 할 바닥의 면적을 최소화한 채 비스듬히 선다(〈바닥이 더러워지는 것이 싫다〉(2024)).
완전히 결말에 도달한 부분과 과정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 부분이 함께하며 한 번의 충돌이 일어나고, 완벽한 결말에 집착하면서도 그것을 위한 지난했던 과정 역시 보여주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또 한 번의 충돌이 일어난다. 부딪히고 꺾이는 지점들을 바라보며 창작자와 관람자는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도 혹은 전혀 다른 이해에 도달할 수도 있다. 어떠한 것에는 한 면만이 아닌 여러 면이 있어 다르게 이해될 수 있듯이 그리고 조각이 그러하듯이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참여작가: 홍정표
출처: 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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