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공간
2022년 10월 27일 ~ 2022년 11월 16일
전시 제목 ‘툴즈’에서 드러나듯이 회화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의 기능들에 주목한다. 이 때 ‘도구’라 함은 아이패드 회화의 에스키스에서부터 시작되는 해당 인터페이스의 툴에 기반한다. 작가는 스크린 이미지를 경험하는 다양한 조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지금, 신체로 그 행위가 다시 이동하는 과정에 무게를 둠으로써, 아이패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여 만든 결과물을 캔버스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생성한 그리기의 다양한 기법들 예컨대, 마른 바탕에 젖은 붓질, 젖은 바탕에 젖은 붓질, 긁어내기, 겹치기, 두텁게 바르기, 압출 표현, 점묘법, 그라데이션, 뿌리기, 스프레이 뿌리기, 콜라주 등을 제비뽑기 혹은 주사위를 던져 걸러진 몇 가지의 요소들을 캔버스와 물감을 통해 실제 화면에 배치하고 레이아웃 한다. 자신의 의지와 감각이 아닌 요소들을 분류해서 철저히 우연에 맡기고, 매우 형식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기계화 하는 태도는 어떤 회화적 당위성보다 랜덤하게 설정한 상황의 장치들의 개입에 주목하게 된다. 이처럼, 작가는 거리두기를 하지만 캔버스 위에 색과 형태를 재배치하고 구상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적인 감각들이 다시 투입되어 그 사이에서 어긋나는 오차들을 스스로 발견한다.
온수공간에서 선보일 약 열 점의 회화 <Blending with tools>(2022) 연작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가장 효과적으로 화면을 구성했던 일차적인 작업에서 파생된 요소들이 우연성에 의해 나온 확률들을 겹겹이 올린 회화다. 또한, 작가는 캔버스 위에 레이어링 된 다양한 기법과 기성 오브제들을 콜라주한 가장 납작했던 이미지가 물질화 되는 지점을 의식적으로 연출한다. 이렇듯, 가장 효과적으로 그릴 수 있는 장치에서 가장 번거로울 수 있는 과정을 거치는 작가는, ‘레시피’라는 개념을 통해 그리기에 동반되는 몸짓들을 도구로 지칭하기 시작한다. 가장 기초적인 회화 기술을 각각의 화면이자 이를 구성하는 재료로 상정하여 한 겹 한 겹 쌓아 올리는 과정은 결국에 각각의 절차 안에서 걸러진 형식과 작가의 신체가 안과 밖을 오가며 끝없이 어긋나고 복제된다. 그리하여 홍해은은 이에 대한 최종 결과물로서 소개하는 전시 <툴즈>에서 캔버스의 재구성된 요소들을 개별 유닛들로 바라보고, 회화적이라고 불려 왔던 기본 형식들을 가장 날 것의 조악한 방식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로써, 2차원의 평면이 담고 있는 자기 속성의 물질 기반을 강조하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기술과 도구적 측면에서의 자기 복제 이미지가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는 이중성을 투영하게 된다.
(서문 발췌)
작가 소개
홍해은(b. 1987)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회화 석사를 졸업한 2015년부터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회화의 유효성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하여 회화의 재료로서 색, 이미지, 기법에서부터 회화를 그리는 몸의 움직임과 그 결과물의 물질성 등을 나열하고 분석, 분해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리기를 만들기를 그리기》(상업화랑, 2021), 《꽃밭》(갤러리 팔조, 2020), 《색안경》(갤러리 밈, 2018), 《Stuck in the Green》(아카이브 봄, 2015)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리고 라이브》(문래예술공장, 2021), 《Fun Weird and Figures》(갤러리 이아, 2021)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작가: 홍해은
글: 추성아
디자인: 도한결
주최, 주관: 홍해은
후원: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이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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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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