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눈
2015년 11월 20일 ~ 2015년 12월 3일
Drawing01_29.7x42cm,Conte on Kentpaper.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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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에 등장하는 지하철,버스터미널,기차,일터,관광지,원룸촌 골목길 등의 장소는 내가 성장하며, 지나온 여러 지역의 특정공간들이다.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나의 삶은 작업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2
수 많은 군중들이 어디론가를 향해, 걷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지그시 바라본다.
그러다 나 역시 그들 속으로 스며든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애초에 나와 너는 정체 될 수 없고, 그러길 원치 않았다. 너와 내가 지나온 그 곳엔, 차마 눈치 챌 수 없었던, 색 잃은 회색정서가 머문다. 나는 정착하지 못한 회색정서들을 재현해내는 행위에 집중한다.
아주 사소한 것, 어디론가 가야하는 일, 일일이 신경 쓰며 살아가기엔 너무 복잡해져 버리고 마는 것들, 가령 사물의 한 단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그것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무언가를 발견해내는 일, 나 자신을 대상으로 답 없는 투쟁을 하는 일, 당장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돌아보면 ‘그러하다’했던 일들, 묻어둔 그것들은 그 공간안에 그대로 떠 돈다. 세밀하고 투박하게 찍고 비비기를 반복할 때, 발현되는 지점들의 접합점을 찾는 이 행위는, 어쩌면 그들과 나에 대한 연민을 고악(固握)하는 것 인지도 모른다.
종이에 흑백공간을 그리는 행위를 하면서, 느끼는 모호한 감정들을 내부가 아닌 외부세계를 바라보는 시점으로 더듬으며, 때론 관념적으로, 때론 은유적으로 드로잉이 보여 줄 수 있는 느낌에 집중하였다. 관찰된 화면은, 시점을 기준으로 나의 내부와 외부세계를 오가며,대상을 재현(再現)한다. 거리에 있는 인파들, 그들과 나 사이, 공감(共感)될 수 없을 것 같은 개개인의 이야기들을, 때로는 제 3자가 되어 비웃어 보기도 하고, 정착되어지지 못하는 회색정서들 속에 스며들어 함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느끼기도 한다.


2015. 11. 21 (토) pm 4:00
출처 - 대안공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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