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펄
2015년 6월 10일 ~ 2015년 6월 30일
황우철 Ouchul Hwang : 편도여정 One Way Ticket
1 / 2
‘One Way Ticket’, 단 한번 주어진 편도여정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여행길에서 예술가의 창작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으며 무엇을 위한 것일까?
아트스페이스펄은 창작의 도전을 감행해 가면서 삶을 예술로 승화시켜가는 황우철작가를 초대해 ‘편도여정’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어 놓는다. 이번 전시는 페인팅뿐만이 아니라 설치 및 조각 그리고 영화감독(시나리오에서 촬영까지)으로 활동하면서 그가 인간으로서나 예술가로서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자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노정의 단편들을 전시한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만나고 또 서신으로 주고 받은 대화의 일부를 통해 이번 전시의 의미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술가의 창작활동, 그것은 인생의 목적지가 어디이든 그가 가는(가고자 하는) 길에서 경험한(하는) 목적지와 연결된 하나의 가교이고 의미일 것이다. 황우철 작가는 이 같은 가교의 역할 혹은 의미를 “비록 그 길에 잠복해 있는 무서운 그림자가 도깨비처럼 달려든다 해도 그것과 싸워가며 창작의 길을 가야 한다. 힘겨운 일이 내 앞을 가로 막는 다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갈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황작가의 말처럼, 확실히 인생은 우연이든 필연이든 수많은 변수 속에서 자신의 판단과 의지로 살아 가야 하는(할) 편도여정의 길일 것이다.
서신을 통해 황작가에게 나의 푸념과도 같은 단상을 얘기했다. 난 가끔 열정에 사로잡혀 몸이 품을 수 없는 허깨비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는데, 길거나 짧은 인생길, 돌아 갈 수 없는 길을 너무 멀리와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어쩌면 점점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고. 이러한 넋두리에 황작가는 짧은 대꾸로 “어딘가 왔던 곳으로 가는 뫼비우스의 여정이겠지요”라고 말한다. 편도여정이지만 원래 왔던 곳으로 간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왔던 곳’과 ‘가야 하는 곳’, 나는 그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나는 지금 ‘왔던 곳’과 ‘가야 할 곳’ 사이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편도여정이 바로 ‘그 사이’의 삶일 것이다.
짧거나 긴 삶의 유한성, 그래서일까? 확실히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이는 “생성의 영원한 쾌”를 위해 사는 것인가 보다. 순간, 찰나에 담는 영원성, 어쩌면 마르지 않는 샘을 가진 예술가는 그가 만들어 가는 작품이 갈증을 느끼는 모든 이에게 한 모금의 물이거나 물을 얻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마르지 않는 샘’을 가진 예술가는 어떤 예술가일까? 아마도 그는 영감의 원천에 몸을 담그고 그곳에서 퍼 올리는 물로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해갈의 기쁨을 안겨주는 창조적인 예술가일 것이다. 갈증을 느끼는 이들은 샘을 찾아 길을 나선다. 그러나 무엇으로부터의 갈증인지, 갈증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마시는 것이라면 다양한 음료가 있을 테고, 다른 부분의 비유를 들자면, 현대 산업사회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물질적 욕구에 대한 갈증이 있다. 다양한 욕구가 희석된 물은 갈증을 해소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더불어 지속적으로 그것에 취하게 하는 마취효과가 있다. 마취효과에서 자유로운 것은 역시 물이다. 그래서 순도가 가장 높은 것은 역시 ‘순수한 물’일 것이다.
순수한 물을 찾아 길을 떠난 예술가가 찾고자 하는 것, 그것은 직·간접적인 수많은 경험 그리고 깊은 사색을 통과한 말과 노래 그리고 그의 손길이 닿아 있는 예술가의 초상, 즉 영혼의 깊은 곳에서 퍼 올린 작품이다. 그러한 작품이야말로 순도가 높은 물과 같다. 몸과 정신의 균형이 깨졌을 때 느끼는 갈증, 그런 갈증을 해소하는 가장 순수한 물, 그곳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 아마도 많은 작가들이 작품에 담고 싶은 창작의 이유이자 의미일 것이다. 황우철 작가는 이를 “회화의 성채, 그것은 미학과 호기심이 땀방울 속에서 동시에 서로 마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맹독 같은 열정이 머리 속을 떠돈다. 넘쳐 흐르는 욕망의 분출이 뜨거운 피를 따라 셀 수 없는 시간을 집어 삼킨다. 욕망의 굴레로부터 내 영혼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 고독으로 지은 도시의 거리를 가로지르며 창백한 얼굴 하나가 빛을 찾아 어두운 밤거리를 헤매고 있다. 욕망이 커 질수록 그 뿌리는 반대쪽을 향해 더 깊게 빨려 들어 간다. 땅 위를 흐르던 길고 붉은 마그마가 차가운 대지 위에서 몸을 식힌다. 나의 작품은 밀가루가 반죽이 되는 것과 같이 내 영혼의 의지로부터 만들어 진다. 진리가 없는 그리고 거짓과 겉치레의 세계는 인생의 처마 밑에 매달려 있다. 회화의 성채, 그것은 미학과 호기심이 땀방울 속에서 동시에 서로 마주하게 한다.”(황우철의 작가노트에서 인용)
작가의 이러한 고백이 의미하는 것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포기하지 않고, 그 깊은 질곡에 다리를 놓아 허깨비가 아닌, 예술적 도전의 노정에서 발견하는 수많은 삶의 경험을 녹여 예술로 승화시킨 것, 그것이 바로 삶 혹은 예술의 정수일 것이다. 그 길에서 느끼는 솔직한 고백은 ‘생성의 영원한 쾌’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가는 프로메테우스의 선택과도 같다. 돌아 갈 수 없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것,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열정을 창작활동으로 승화해 가는 예술가의 삶의 여정, 그 길은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펄펄 살아있는 몸과 정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김옥렬/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펄)

the+ear 167X188cm,캔버스에 유화 2015


출처 - 아트스페이스펄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1:00 - 19:00
수요일 11:00 - 19:00
목요일 11:00 - 19:00
금요일 11:00 - 19:00
토요일 11:00 - 19: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